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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영동 달이 머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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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덕을 쌓아야 겨우 들어올 수 있는 이 곳에 벌써 두번째다. 내일부터 연휴라 처음으로 4박을 계획했는데 별탈없이 잘 보냈으면^^

 

정문을 자연스럽게 들어가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놀래셨다. 두번째 방문이라고 하니 더 반갑게 맞아주셨다. 1시간 정도 늦게 와 데크자리 없을 줄 알았는데 햇볕이 강해 나무그늘이 있는 파쇄석이 먼저 가득찼다. 데크2번 텐트 준비 완료!!

이 곳 월류봉의 전경은 언제나 가슴을 뻥 뚫어준다.

후..그런데 산지다 보니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엄청 세게 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텐트는 처음에 앞뒤부분을 땅에 박고 세워야하는데 데크라 너무 힘들었다. 혼자 이 텐트를 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인데(더군다나 데크에서) 나는 그래도 잘 쳐낸다. 나의 두번째 텐트 #코베아고스트플러스 와 이제 쪼금 친해지지 않았을까?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쳐낸 나의 4박을 책임질 러브하우스👍

 

텐트를 치고 조금 쉬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 오늘 저녁은 조촐하게 숭어회. 캠핑장에서 삼겹살을 먹는건 하수. 라면을 먹는건 중수. 회를 먹는건? 그냥 회가 좋아서ㅎㅎ

간밤에 쌀쌀했으나 이제 난로없이도 잘 수 있을 날씨가 되었다. (전기장판은 필요ㅎ) 공교롭게도 오늘이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난로를 넣는다는 정설은 맞는걸로..

 

아침으로 차가워진 몸을 뜨근하게 데워줄 스프와 빵을 먹었다. 아침을 먹기 전 텐트 앞 미니 타프를 세워보았다. 아직 아침이라 해가 완전히 뜨기 전이라 효과가 없었지만 한낮에는 그늘을 만들어줄 거 같다. 아침을 먹고 월류봉 둘레길 산책을 다녀왔다. 작년에 왔을 때는 왜 여길 둘러볼 생각을 못했을까? 싶더니 요즘에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달리기와 걷기에 재미가 붙어서 이제서야 이 월류봉이 보이기 시작한게 아닌가 하는 결론을 내려보았다. 월류봉 둘레길은 총 3코스가 있는데 가볍게 산책하기에는 1코스(여울소리길)까지 다녀오는게 제일 좋을 거 같다. 거리는 왕복으로 5km 정도 되며 원촌교를 지나 완정교까지의 코스로 데크길이 잘 되어 있어 산책으로 다녀오기에 최고의 길이다. 아침이라 산책하는 일행도 거의 없어 자연 속을 유유자적하는 한량같았다. 늘 오늘처럼 건강하고 여유로운 날만 가득하기를.

달이 머무는집 입구에서 보이는 월류봉

원촌교를 지나 완정교로 가는 숲길

이런 데크가 잘 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바람과 구름과 햇살 그리고 물

오전에는 조용히 책을 읽었다. 요즘 <지리의힘2>를 읽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지리와 역사, 지정학에 대해 관심이 많이 생겼다. 단순히 일어난 사건 자체가 아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다.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배고파져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콩국수. 첫 시도인만큼 최대한 담백하게 준비했다. 콩국물을 시중에 있는 재료로 쓰다 보니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지만 처음 먹어본 거에 점수를 주고 싶다.

점심먹고 오후에는 또 책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모처럼 이렇게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저녁에는 막창과 된장찌개를 먹었다. 제일 맛있는 술안주를 꼽으라면 세손가락 안에 드는 음식이 바로 막창이다. 어휴 지금 봐도 또 침이 고이는구나. 한동안 겨울에 캠핑을 하다가 갑자기 여름이 되어서 모기와 벌레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자기 전 벌레들과의 사투를 한바탕 벌이고서야 잠이 들었다.

셋째날 아침. 이상한 새 울음소리에 잠이 깼다. 또르르르륵. 뭔가 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 아이폰 알람소리? 같다. 전날밤보다 조금 덜 추워서 그런지 안깨고 푹 잤다. 아침은 어제처럼 스프에 빵을 먹었다. 오늘은 에그타르트도 같이 먹었다.

달이 머무는 집 아침 해가 뜨는 모습.

월류봉 둘레길 가는 길에 핀 아카시아 꽃

아침을 먹고 오늘은 월류봉 등산을 했다. 어제 정상에서 누군가 야호 외치는 소리를 듣고 나도 가고 싶어졌다. 밖에서 봤을 때 절벽밖에 보이지 않아 얼마나 경사가 가파를까 걱정되었지만 일단 올라가보기로 했다. 올라가는 길에 내려오는 등산객이 있어 얼마나 올라가야되냐 물으니깐 15분-30분 얘기하시고는 어느 봉에 올라가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하셨다. 계단이 많았지만 경사가 가파라서 올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더 올라갈 수 있었지만 물을 가져오지 않아 대충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하산!

이런 절벽을 올라갈 수 있는가?

월류봉 어느 지점에서 내려다 본 풍경

오늘 점심 메뉴는 #마제소바. 들어는 보았는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메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처음 들어본다. 하하하. 칼국수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 후 간마늘과 얇게 썬 부추, 김가루, 다진 양념돼지고기를 올려 비벼 먹는다. 비쥬얼은?

점심을 먹으면서 막걸리도 한잔했슈. 이제 낮기온이 27도를 넘어서다니.. 여름이 다 되었네요. 해가 움직이면서 햇빛이 텐트 안으로 조금씩 들어오면 자리를 이동하기 바쁘다. 그러다가 구름떼에 해가 잠겨버려 사라지니 얼마나 시원하던지.. 역시 달이 머무는 집에 있을 때는 해가 없어야 비로소 그 진가가^^ 

석양에 찍어본 달이 머무는 집의 잔디밭

 

오늘의 저녁 메뉴는 바로 꼬막비빔밥과 샤브탕. 점심에 먹다 남은 부추와 마늘과 양념꼬막을 비벼 먹으니 꿀맛이다. 건강한 식단으로 먹고 싶으면 추천해주고 싶다.

밤에는 불멍타임. 초생달과 별들만이 우리를 내려다볼 뿐 고요한 어둠 뿐이었다. 그 어둠 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장작들. 그리고 그 장작 속에 무의식을 내던진 채 멍하니 쳐다보는 우리들.

토요일 아침 오늘은 아침으로 누룽지를 먹었다. 누룽지 한가득 담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누룽지가 사르르 부드러워진다. 떠오르는 햇살에 누룽지로 배를 따뜻하게 채우면 밤사이 차가워진 몸도 함께 녹는다. 오늘은 일기예보에 흐리거나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 아침부터 바람이 조금 세게 불었다. 먹구름이 조금 끼였으나 비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커피 한잔 마시고 오늘도 월류봉 둘레길을 걸으러 갔다. 오늘은 가자마자 금세 배가 고팠다. 돌아오자마자 바로 허니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었다. 우주인에서 만든 피자인데 디자인부터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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