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 아웃의 원조, 더 게임(The Game, 2008)
#1. 겟 아웃(Get Out, 2017) 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와 참 신선하면서 이런게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이보다 10년 전에 한국에서도 이미 그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니. 요즘에 2000-2010년대 만든 한국영화들 중에 흥미로워 보이는 영화들을 찾아서 보고 있다.
#2. 사실 2008년 영화다 보니 지금 이 영화를 보면 연출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주제 자체도 신선한 느낌은 없다. 돈과 권력을 쥔 자가 젊음을 얻기 위해 게임을 연다는 점은 오징어 게임을 연상시켰고(인생무상?), 골수이식을 통해 두 사람의 몸이 바뀌는 설정은 겟 아웃과 페이스 오프 등 많다. 그리고 영화 전개가 개연성이 없고 중간중간 끊기는 부분도 뭔가 어색하다. 무엇보다도 필요 없는 캐릭터들이 많고(손현주는 너무 코믹적인 부분만 부각이 되고, 이혜영은 초반부에 등장했다가 왜 갑자기 사라져버린건가?) 모두 개성이 없다. 그나마 배우들의 연기력만 살아 있을 뿐이었다.
#3. 연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처음에 신하균의 연기가 어색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 이 때만해도 신하균의 연기는 그저 그랬구나? 싶었다. 그런데 골수이식 후에 인물이 바뀌게 되는데 착한 민희도의 눈빛은 온데간데 없고 강노식 회장의 그 비열한 표정은 그대로 살아 있는게 아닌가. 와 그때 진짜 소름이... 그런데 더 놀랜 건 바로 변희봉의 연기. 천의 얼굴이란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어떨 때 보면 정말 악 그 자체의 얼굴인데, 또 인자하신 이웃집 할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4. 건강과 돈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돈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가족들도 버릴 수 있으며,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 반대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자 밤낮없이 일하며 청춘을 보내기도 하고, 세월이 지나고나서야 그 때가 참 아름다웠던 시절이었음을 늦게나마 깨닫기도 한다. 이 영화는 결국 젊음을 아무렇게나 낭비하지 말라고 꾸짖고 있다.
#5. 이 영화는 일본의 니타 타츠오가 그린 만화 <체인지>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모든 게 원상복구됐던 원작의 결말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다소 서늘하게 바뀌어져 있다. 게다가 한국 단골 소재인 잃어버린 아들 서사까지 결말로 넣으면서 말이다.
#6. 강 회장이 게임을 하면서 수북이 쌓아놓은 돈 뭉치들은 전부 1만원권이다. 이 영화가 2008년 작인데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건 2009년 6월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