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하동 여행기-1
얼마전 광양제철소로 이직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광양으로 여행을 짰다. 내게 광양은 사실 여수나 순천을 가는 도중에 잠시 들르는 곳으로만 만났었기에 이번 기회에 한번 가볼만한 곳을 찾아보면서 광양과 정식으로 인사하는 느낌이었다.
경산에서 광양까지 2시간 30분 정도 걸렸던거 같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청도IC로 바로 빠지지 않고 산봉우리를 몇개 넘어 창녕까지 가서 고속도로로 넘어갔다. 날씨가 조금 풀려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광양에 가면 불고기 특화거리가 있는데 혼자서 가서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아쉽게도 불고기는 포기하고 맛집을 검색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느끼한 걸 많이 먹었어서 밥이 먹고 싶었기 때문에 한식 위주로 찾다가 내 맘에 쏙 드는 곳을 찾았다. 기사식당처럼 매일 국과 메인반찬이 바뀌는 백반집인데 역시 전라도 식당답게 반찬이 푸짐했다. 이틀간 배를 가득 채웠던 기름기들을 한번에 쏵!! 계절백반의 가격은 아주 착한 가격 8천원!

라남도 광양시 광양읍 용두길 108 1층 단비콩 식당
오늘 메뉴는 우거지해장국과 순살 닭볶음.
배를 채우고 간 곳은 근처에 있는 와인동굴. 광양제철소로 원료와 제품을 운송하던 철도가 폐쇄되고 그 철도 노선 가운데 하나인 터널을 탈바꿈하여 만든 공간이라고 한다. 사실 와인에 대한 지식을 조금 얻을 수 있을까 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 와인의 역사 설명해 놓은거랑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블 옆에 와인을 마실 때의 매너라고 써 붙어있는 게 다이기 때문이다.
광양이 왜 와인으로 유명한가 떠올려보니 딱히 연결고리가 없어 보였다. 폐쇄된 철도선으로 관광상품을 만들다 보니 생겨난 곳이 아닐까 싶었다. 그 곳에서는 어느 작가의 설치예술을 만날 수도 있고 바닥에 물고기들이 지나가는 미디어아트라든지 트릭아트로 만든 포토존도 있어서 와인동굴보다는 하나의 문화예술체험공간 같았다.


와인동굴 입구. 들어가는 순간 더 추울 줄 알았는데 그래도 겨울에는 실내가 더 따뜻하다ㅎㅎ
와인의 맛을 유지해줄 적정온도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와인동굴을 나와 커피한잔 하러 찾아간 곳은 구루커피 서천점. 본점은 따로 있는데 입구에서부터 여러 대회에서 탄 상들이 꽤 보였다. 인테리어도 예쁘고 커피맛도 깔끔했다.(사실 커피맛은 잘 모른다.ㅎㅎ 얼죽아답게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셨다)

이제 해가 조금씩 서쪽하늘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오후 4시. 구봉산 전망대에 올라 일몰을 볼까 아니면 배알도 수변공원에 들러서 구경쫌하고 구봉산 전망대에서 야경을 볼까 고민하다가 배알도 수변공원까지 거리가 쫌 되는거 같아 바로 구봉산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참 뭐에 씌인 것처럼 길을 잘못 들어 배알도 수변공원 가는 거리랑 비슷해져버려서 배알도를 가게 되었다. 와 그런데 여기가 바로 천국?? 캠핑과 라이딩과 트래킹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이곳은 섬진강이 머나먼 여정을 끝내고 남해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 명량에 나오는 울돌목처럼 소용돌이 치는 물길이 자주 보였다. 또 이곳은 라이더들의 성지 바로 섬진강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배알도에 도착하면 작은 산을 올라갈 수 있게 빙 돌아 만든 트레킹 코스가 있는데 굳이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만약 올라간다면 5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다. 더군다나 내려오는 길은 더 쉽다. 그래서 석양을 더 아름답게 보고 싶다면 올라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참! 해맞이다리 말고 다리가 한개 더있다. 별헤는다리?였나 그 다리를 건너면 반대편 망덕포구로 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