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야심작? 혹은 몰락의 신호?, 위시(Wish, 2024)
#1. 디즈니(DISNEY)
디즈니 애니메이션 62번째 장편이자, 디즈니 창립 100주년 기념작으로 국내에서는 올해 개봉한 영화 "위시(WISH)"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왕국 로사스, 그 곳에 살고 있는 꿈 많은 소녀 '아샤'는 '매그니피코 왕'의 마법 견습생이 되려는 중 그의 숨겨진 야욕을 알게 된다. 이에 혼란에 빠진 아샤는 하늘의 별을 향해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별'이 내려와 아샤와 함께 매그니피코 왕에 맞서게 된다. <겨울왕국>을 만든 크리스 벅이 연출을 맡았고, 아리아나 드보즈, 크리스 파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2. 디즈니 오마주
아샤를 도와주는 일곱 명의 친구들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떠오르게 하며, 야사와 함께 매그니피코 왕에 맞서는 염소 발렌티노는 밤비와 닮아 있다. 가장 명백한 오마주는 악역 '매그니피코 왕'이다. 거울을 너무 좋아하는 매그니피코 왕을 보면 자연스레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라고 거울에게 묻던 백설공주 이야기 속 빌런 왕비를 떠올리게 된다. 영화 위시는 이제껏 디즈니가 쌓아 올린 정신적 자산에만 기댈 뿐 이 영화만의 세계관을 확립하는 오리지널리티는 구축해내지 못한 느낌이다. 100주년 기념작이란 명분으로 기존의 작품들을 녹여내려는 의도는 좋았으나 영화 자체적으로는 허술이 부분이 많아 보인다.
#3. 뮤지컬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가 바로 뮤지컬이다. 노래로 시작해 노래로 끝나는 영화다. 특히 이 뮤지컬 시퀀스가 디즈니 고전 풍의 느낌이 가득해서 디즈니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영화의 메인 테마인 THIS WISH가 가장 인상적이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과 화면 구성도 너무나도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뮤지컬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중간중간 스토리의 긴장감을 깨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도 있어 아쉬운 생각도 든다.
#4.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 별
디즈니는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마다 항상 새로운 캐릭터들을 흥행시켰다. 겨울왕국의 올라프, 엘리멘탈의 엠버와 웨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별이 등장하면서부터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웅성웅성댄다. 귀엽기도 하지만 주인공을 여러 방면에서 도와주는 능력자이기도 하다.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지만, 관객들은 그 모든 것들을 용서해준다. 하지만 이런 점에서 '별'은 이 영화에서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이질적인 느낌이다. 밤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만큼 능력이 대단한 건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그래도 개연성이 떨어진다. 그래도 뭐 귀엽다면야.
#5. 꿈과 소원
극중 로사스 왕국은 사람들의 소원을 구슬처럼 만들어 관리한다. 이루어지지 못할 소원들을 마음에 두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 그래서 그런 고통은 왕에게 맡기고 사람들은 그런 고민과 괴로움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과연 사람이 소원 없이 살아간다면 진정으로 행복할까 영화는 반문한다. "소원을 이루는 것보다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뜻깊은 일이라고. 그게 인생이라고." 또, 모든 사람들을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과 동일시하면서 꿈과 소원을 가진 삶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간결하고 분명해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도 큰 어려움이 없지만 오히려 어른들까지 설득시키고 감동시키기에는 한계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