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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세부 여행-2(일기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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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어젯밤 세부시티로 넘어가 SM몰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옥타곤에서 가볍게 맥주한잔을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자정이 조금 넘었었다. 두시간 조금 넘게 자고 일어나 오슬롭+캐녀닝 투어를 떠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요즘 현지 날씨 사정상 파도가 심해 새벽부터 고래상어 체험이 시작된다고 한다. 졸리비(필리핀 대표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먹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갈 수밖에 없었다. 두시간 반 넘게 걸려 도착한 오슬롭은 관광객들로 가득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우리 차례를 기다렸다. 하나의 뗏목에 보통 대여섯 명이 함께 동승했다. 배를 타고 100m 정도 나간 뒤에 가이드가 먼저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우리들도 함꼐 따라 들어갔다.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워낙 높아 구명조끼 없어도 쉽게 뜰 수 있다고 했는데 나는 그래도 겁이나 구명조끼를 입고 들어갔다. 바다를 들여다보아도 별다른 것이 없어 여기서 뭐하는거지?라고 생각하는 찰나 옆 배에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뒤돌아보니 바닷물에서 검은 형상의 물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순간 가슴이 콩닥 떨렸고 나는 그것의 정체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바닷속으로 머리를 집어 넣는데, 내 눈 앞에 압도적인 스케일의 고래상어가 보였다.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아우라가 펼쳐져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서 한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TV나 수족관 유리가 아닌 같은 공간 안에 그 거대한 생명체와 '나'가 함께 있다는 그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손을 뻗으면 충분히 닿을 법한 거리였다. 고래상어를 보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 것을 만지거나 접촉할 경우 강한 법적 제재가 가해진다고 했다만 물론 그것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들을 만지기엔 충분히 두려웠다. 20여분이 눈깜빡할 새 지나갔다. 그새 몇번이나 지나간 고래상어지만 그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일출과 고래상어, 수많은 관광객들의 버킷리스트가 함께 살아 숨쉬고 있었다. 나의 여행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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