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 #비법은없다
#1. 영화 쿵푸팬더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비법을 찾고 싶어한다. 성공의 비법, 결혼의 비법, 부의 비법, 인기의 비법 등.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비법은 없다고 한다. 열심히 노력하라, 친구들과 협동해서 물리쳐라, 어떤 특별한 무언가를 손에 얻어라와 같은 식상한 말은 없다. 이게 처음 영화가 나온게 14년 전인걸 감안하면 에니메이션의 그 특유의 클리쉐를 깨부셨다는 게 놀랍다.
#2. 주인공 포는 배도 나오고 느리고 싸움의 기술도 없다. 그런 포는 처음에 용의 전사로 지목이 된 후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손사레를 치는데 주변 동료들의 시기와 질투, 혹독한 훈련도 극복해내며 결국 용의 전사가 된다. 그가 그렇게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결국 자존감이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닌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먹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것.
#3. 영화에서 우연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용의 전사를 지목하는 자리에서 우연히 우그웨이 대사부의 손가락 앞에 포가 떨어진 것도, 타이렁이 감옥에서 도망쳐 나오는 것도, 어찌보면 주인공 포가 하필 이 쿵푸의 세계에 들어오게 된 것도 이 모든 것들이 전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유신론적 세계관 안에서 모든 것들은 신의 섭리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있는 것도.
#4. 또 한가지. 믿음. 주인공 포에게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지만, 시푸 사부의 믿음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사부 우그웨이도 시푸 사부에게 늘 강조했던 것. 믿어주기만 하면 된다. 부모로서 또는 스승으로서 아이들을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주는 것. 하나하나 꼽씹을수록 새롭고 놀라움 뿐이다.
#5. 참고로 쿵푸팬더 제작사는 디즈니나 픽사가 아니다. 슈렉, 마다가스카 등으로 유명한 드림웍스가 제작사다.
#6. 더빙 성우의 면면이 화려하다. 잭 블랙(포), 안젤리나 졸리(타이그리스), 성룡(몽키), 더스틴 호프만(시푸 사부), 이제는 루시 리우(바이퍼)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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