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도없이 #유아인 #이재명 #별주부전 #수궁가 #홍의정

- 영화의 주된 줄거리의 원형은 별주부전. 태인에게 납치된 초희가 기지를 발휘해 살아 돌아온다. 마치 토끼가 꾀를 내어 수궁에서 도망쳐 나온 것 처럼.
- 악의 기준이 모호하다. 태인과 창복은 분명 시체수습을 하는 나쁜 사람들이지만 묘하게 정이 가고 착해 보인다. 반대로 아무 죄없는 착한 초희가 마지막 장면에서 태인에게 벗어나 선생님에게 고자질하는 장면에서는 괜히 초희에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 누가 선하고 악한지 헷갈린다.
- 결말과 제목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하자면(길게 이야기할 수가 없어서..) "소리도 없이"(실제로 주인공은 말도 하지 못하므로 소리가 없고, 사람들에 의한 소리소문도 없이 라는 뜻도 포함되는 거 같다) 양복을 벗고 동굴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태인의 모습은 양지로 올라오지 못하고 끝내 음지로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숙명적 아이러니를 표현한 것 같다.
- 주인공 태인은 착한 초희(사실 초희는 착한 것이 아니라 살아 남기 위해 착한 척 하는 거지만)와 함께 살면서 양지에서 떳떳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하지만 태인은 양지에서 살 수가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한번 음지에 들어가본 사람은 쉽게 양지로 나올 수가 없는 사회적 구조도 한몫한다.
- 영화에는 나쁜 짓을 하는 악당이 너무 많다. 그런데 다들 인상이 험악하다거나 무서운 말을 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똑같다.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주변 사람들 중에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 초희가 태인의 집에서 도망나와 마을 주변을 돌아다닐 때 우연히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저씨와 부딪혀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는 평범해 보이던 아저씨였는데 초희보다 먼저 어? 설마? 하는 의심이 들었고, (나름 영화광이라 자부하는 터라 역시 난 못 속이지라며 혼자 흐뭇) 그리고 그 아저씨는 알코올중독자처럼 초희의 손을 끌고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려고 한다.(역시나 그럴줄 알았지) 그런데 다음 장면에서 그 아저씨는 진짜 경찰관으로 밝혀지는데(어라? 속았구나), 감독의 손바닥 안에서 놀음 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 주인공이 대사가 한 마디도 없다. 가히 실험적인 영화다.
- 조태오 아인이형... 동년배 중에 비교 대상이 없다. 자기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은 듯. 어느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탔는데, 그 때 후보가 <다만 악에서 나오소서>의 이정재, 황정민, <강철비2>의 정우성, <남산의 부장들>의 이병헌... ㅎㄷㄷ
-그리고 그후 정점에 오른 그는 그렇게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
'뮤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은 누구로부터 구원받으시겠습니까, 아가씨(The Handmaiden, 2016) (71) | 2023.12.29 |
---|---|
그대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나는 울었네, 벌새 House of Hummingbird (77) | 2023.12.25 |
비법은 없다, 쿵푸팬더 (76) | 2023.12.20 |
우리 모두의 이야기, 성적표의 김민영 (88) | 2023.12.18 |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폭력가해자이자 폭력피해자이다, 구타유발자들(A Bloody Aria, 2006) (81) | 2023.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