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에 집에서 OCN뮤비에서 동감을 상영하고 있길래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에 이 영화를 본 건 대학시절 한창 영화를 찾아서 보던 때였는데 같은 영화를 언제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건 신기한 것 같다.
2. 영어 제목이 Ditto이다. 사전 검색해보니 "1) 위와 같음(상동) 2)마찬가지이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평상시 대화에서 많이 쓰이는지는 모르겠다.
3. 유지태와 김하늘의 러브스토리가 아니다. 김하늘이 사랑했던 사람이 유지태의 아버지이고 김하늘의 절친이 유지태의 어머니가 된다. 영화 클래식이 떠오르는 부분이다. 1970~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시위 운동을 한다는 설정도 비슷하다.
4. 3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시공간이 단 하나뿐이다. 무전기로 지금 서로 다른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 상호작용을 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과거의 사람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과거의 현재에 어떤 영향을 가하게 된다면 나비효과처럼 미래가 바뀌게 될 것이므로 지금 미래에 있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가능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이게도 사랑을 통해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소은(김하늘 분)은 미래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노력을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그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운명에 순응한다.
5. 이 영화 OST는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아니다. 영화 초반부에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으로서 끝이다. 이 영화의 OST는 홍선경의 '슬픈 향기'라고 한다.
1) "그 사람 어쩌면 제 인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상엔 인연들만 만나는 게 아니에요. 인연이란 말은 시작할 때 하는 말이 아니라, 모든 게 끝날 때 하는 말이에요"
2) 사람은 향기를 지니고 산대요. 그리고 그 향기를 피우면서 살고요.
그 향기가 다 날아가면 그때 사람은 죽는가 봐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죽어도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대요.
그리고 그 향기를 다른 이에게 옮기는 사람도 있고요.
그럼 그 좋은 향기가 영원히 퍼질 수 있겠죠.
나 그 사람의 향기를 알아요. 언제 어디서든 눈을 감으면 맡을 수 있어요.
그 사람과 나, 우린 분명 같은 감정으로 살아요.
같은 슬픔, 같은 기쁨, 같은 향기를 지니면서 그렇게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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