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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비

마녀사냥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더 헌트(The Hunt,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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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클라라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루카스가 정말 파렴치한인지 아닌지를 묻고 있지 않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클라라는 거짓말을 하고 있고, 루카스는 억울한 누명을 쓴 것"임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이기는 하지만 백번 양보해서,,, 클라라가 악의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사랑받고 싶어하는 샘많은 어린아이의 철없는 행동임을 관객들은 모두 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바로 '어린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힌 마을 사람들이다. 이들이 루카스에게 행하던 수많은 단죄처럼, 누명을 쓴 루카스는 인간관계의 단절과 사회적 고립을 무슨 수로 막을 것인가. 설사 그 무고함이 밝혀졌다고 해도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임을 너무나 섬뜩하고 덤덤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에는 이런 아니면 말고 식의 마녀사냥은 기자가 팔할은 담당하고 있지 않나 싶다. 기자뿐만이 아니라 조회수나 좋아요 수를 노리는 일부 SNS 이용자들은 사람들이 흥미 있어 할만한 기사를 접하고는 팩트체크도 없이 실어나르곤 한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던지고 낚이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이야기를 부풀리곤 한다. 최소한의 양심이나 도덕이 사라져가는 우리 사회는 가히 붕괴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또, 만약 영화를 '루카스'가 아닌 '마을 사람들' 또는 '외부인' 즉 제3자의 시선으로 보게 된다면 아마도 관객의 대다수는 순진무구한 소녀 '클라라'의 말에 쉽게 현혹되었을지도 모른다. '루카스'의 입장에서 보여주고 있지만 아마 반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끝까지 놓기 어려웠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의 자연스러운 본능은 자기도 모르게 약자에게 향해 있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추측이 든다.

만약 부자와 가난한 사람 중에 누가 더 착한 사람일까?라는 어리석은 질문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의 손을 들어 줄지도 모르는 것처럼 우리가 가지고 있는 판단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감성적이고 즉흥적이며, 상당히 맹목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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