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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비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할 수 있을까,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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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강물처럼

 

#1. 소설 원작이다. 영화에서 내래이션을 하는 형 노먼 맥클레인이 실제 인물이며 그의 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다.

#2. 개인적으로 나도 형이 있어 더 몰입해서 봤다. 형제들이면 조금 더 와닿을 수 있다. 같은 환경에서 자라온 형제이지만 성향 차이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함께 어울려 지내면서도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이 있다. 형은 동생의 자유분방한 모습과 자기만의 낚시법을 터득한 것을 보며 경외감을 느끼고 동생인 폴은 형의 대학 교수 채용 소식에 멋쩍은 웃음을 보인다. 형 노먼은 진중하고 차분한 성격인데 반해 동생 폴은 모험심이 강하고 정해진 길을 따르는 것을 싫어한다. 형은 그런 동생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완벽히 사랑하고 있다. 한가지 궁금했던 점은 그렇게 모험심이 강했던 동생 폴은 왜 끝내 고향을 떠나지 못했을까였다.

가장 가까운 이를 돕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 모르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가 주려던 것을 거절당하기도 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야 합니다.

 

#3. 마지막에 아버지께서 임종 직전 설교하시는 말씀이 이 영화의 주제처럼 들린다. 영화에서 각 등장인물들에게는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형 노먼은 여자친구 제시가 어두운 터널 속 기찻길을 따라 차를 몰고 가지만 묵묵히 지켜만 본다. 제시에게는 망나니 오빠가 있는데 그의 어떠한 불량스런 태도에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서 동생 폴은 동네 친구들과의 약속 때문에 일찍 자리를 뜨지만 가족들은 서운한 기색을 보여주지 않는다.

#4. 이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낚시다. 아빠가 어릴 때 부터 두 형제에게 플라이 낚시를 가르쳐준다. 플라이 낚시란 사슴 털이나 공작 털 등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로 곤충 같은 형상의 미끼를 만들어서 하는 낚시를 말한다. 플라이낚시는 테크닉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낚싯줄을 날리는 방법을 몸이 잊어버린다. 형 노먼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들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끈기와 인내로 세상을 살아가지만 동생 폴은 무료한 일상에 따분함을 느끼며 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하다 결국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장 아름다웠던 아이로 사랑하는 가족들 곁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기에 결국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해야 한다. 모든 것에 끝이 있다면 그 유한한을 영원으로 회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 뿐이다. 그의 가족들이 그를 영원히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은혜는 예술을 통해 오고 예술은 쉽게 오지 않는다.

#5. 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화자가 어릴 적 기억들을 회상하면서 느낀 것은 아마 블랙풋 강가의 흐르는 강물 빼고는 모든 것이 변했다는 것일테다. 노인이 되어서 홀로 플라이 낚시를 하고 있는 노먼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이제 이런 영화를 보면서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게 서글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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